난 요 근래 티벳 사태를 보면서 굉장히 마음이 아팠다.
80년대 광주와 닮은 꼴이 자꾸만 보여서.

힘없는 사람들이 중국 정부의 무력 진압에 죽어가고 있는데,
여기서 아무것도 못하는 자신이 무기력하게 느껴지고
무언가 할수는 없을까 고민했다. 일단 주변 사람들에게라도
알려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자료를 검색하고
함께할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고 있었다.

'티벳의 친구들' 이 매일 저녁 7시 광화문에서 촛불을 켜고
작은 마음이나마 하나하나 모으고 있다는 소식에 고마워하고,
시간이 되는대로 참가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근데 우리나라 정부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미국이나, 영국, 독일 모두 한마디씩 하고,
EU 에서는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불참을
정식 의제로 올리는 상황인데
우리나라는 무엇을 하나 궁금했다.

구글에서 '티벳 독립'을 입력하면 다음과 같은 뉴스를 볼수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림 화일을 클릭하면 실제 크기로 볼수 있다. 구글 창에서 검색해도 실제로 나온다.


아, 우리나라 외교부도 그나마 할말은 하는구나 싶었다.
그런데, 기사를 클릭해보니
제목이 바뀌어있다.

유명환 외교 "中진출기업 애로 해소할것"

티벳에 대한 내용은 한마디도 없다.
중국 진출 기업의 애로 사항을 해소한다,
대통령의 방중 일정을 논의한다는 등의 내용만 볼수 있다.

궁금해서 직접 외교부에 전화를 했다.
먼저 장관의 일정과 내용을 잘 알수 있으리라고 기대해서
장관 비서실에 전화를 했다.

그 부분에 대한 내용은 공보부로 문의해보라며 전화번호를
친절하게 가르쳐주었다. 그래서 공보부로 전화를 했다.

공보부에서는 전달받은 내용을 보도 자료로 배포만 한다며
내용이 수정되었는지, 실제로 그렇게 말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했다. 실제 내용을 알기 위해서는
중국몽골과로 전화해서 알아보란다.

중국몽골과에 전화를 했다.

1. 19일자 기사에는 "유명환 외교, 중국가서 티벳 언급할 것" 이라는
    제목으로 보도되었으나 최종수정일인 20일 이후에 보니
    "유명환 외교, 중국 진출기업 애로 해소할 것" 이라고 수정되었다.
    아울러 티벳에 대한 내용이 한마디도 없다.
    그 수정된 경과에 대해서 질문했다.


2. 유명환 외교부 장관이 실제로 기자회견에서 그러한 말을 했는지,
   그리고 중국에 가서 고위 관리를 만나는 과정에서 실제로 언급을 했는지 물었다.


먼저 나온 반응은 짜증스럽게 당신이 누구냐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의 소속과 신분을 밝히고 다시 물었다.
정정당당하게 신분을 밝히니 그제서야

"중국 외교부 장관과 회의하는 자리에서
"티벳 사태가 원만하게 조속히 해결되기를 바란다"는 발언을
했다고 한다. 듣고 나서 잠시 생각해보았는데,
그런 말은 누구나 할수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다시 반문했다.

"그게 다입니까?"

그게 다란다. 그렇게 쓰시란다. 날 무슨 기자 취급하는 듯했다.
난 우리나라 외교부가 중국 당국을 만나는 자리에서
티벳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서 무력 진압에 대한 부정적 의견 정도를 피력해주기를
바라는 일개 시민에 불과하다. 그래도 질문할 작은 권리 정도는 가지고 있다.
대답을 해준 것에 대해서는 고맙고, 그 외교부 직원분의 입장은 이해하지만

정확한 사실관계를 가지고 부정확하게 미루어 짐작해보건데,

1. 유명환 외교부 장관은 방중에 대해서 3월 19일 기자 회견을 했다.

2. 중국 일정 중에서 티벳 문제에 대해서 언급할 것이라는 부분은 기자 회견에서
    매우 미약한 수준에 불과했다. 아마 기자의 대답에 대해서
   "그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하겠다" 라는 수준에서
   끝났을 것이다.

3. 기자 회견 이후 매일경제 기자는 당일날 기사를 썼다. 제목을 잘 써야
   사람들이 낚이기 때문에 티벳 문제가 기자 회견의 핵심인양
   "유명환 외교, 중국 가서 티벳 언급할것" 이라고 제목을 달았을 것이다.
   아니면 편집부에서 제목을 그렇게 달았거나, 제목을 그렇게 다는 과정에서
   티벳에 대해서 하나마나 한 말을 하겠다는 언급이 크게 부풀려졌을 것이다.

4. 기사 수정 일자를 보니 그 다음날인 아침 오전 7시로 되어있다. 아마도 기사 내용에 대해서
   내부 회의를 했거나 외압이 들어왔거나 해서 부랴부랴 수정한 듯하다.

기자에게 전화를 해보려고 했으나 말았다.
8일이나 지났기 때문이고, 뭐 딱히 수정된 경과에 대해서 들을 말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뭐 기자가 조그만 동향 기사를 어떻게 쓰건
중요한 문제는 아니다.

정작 중요한 문제는 이것이다.
티벳 라싸에서 지금도 계엄과 학살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베이징으로 가는 성화 봉송이 시작되었다.

아무리 대국이라도, 이득이 크든 작든 사기업이 중국과 맺는 관계는
뭐 어떠랴 싶다. 가슴 아픈 문제에 대해서 눈을 돌리면 계속 맘 편하게
영업을 할수 있는 것이 기업이니까.

그러나 정부는 그렇게 하면 안된다. 글로벌 일등국가를 주장하기 이전에
타국이 행하고 있는 불의한 일에 대해서는 입장이라도 있어야 한다.
우리 기업이 외국에서 잘되기를 바란다면, 그 나라가 옳은 일은 못해도
올림픽을 한답시고 소수민족들을 탄압하고, 정당한 독립 시위를
무력으로 진압하면서 사람을 죽이고 있는데도 침묵하는 것은
더러운 행동이다. 난 외교부가 유감 표명이라도 정식으로 하기를 바랬다.

그런데 그렇게 하지 않는다. 관심 없는 것 같다. 외교부 정도면 그런 문제에 대해서는
관심이 있어야 한다. 중국 눈치를 보고 할말은 못하고 있는 상황이 아니라
별로 관심도 없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정부에 너무 무리한 기대를 하면 안되겠다.
작은 힘이나마 모아야한다는 생각이다.
오전에 피켓 하나 만들었다. 티벳 국기 출력해서 붙이고

중국은 티벳의 학살을 중단하라 Free Tibet

이라고 썼다. 저녁 7시에에 광화문 네거리에서 열리는 촛불집회에 들고 갈 생각이다.

다음날 점심 시간에도 시간을 내서 시위에 참가하려고 한다. 시위를 해보았자
중국은 꿈쩍도 안하고, 당장 바뀌는 것이 없겠지만, 작은 힘 조금씩 모으면
큰 파도가 된다. 그리고 참가자들이 결의를 다지는 것도 중요하다.
다음은 티벳의 친구들 게시판에서 펀 글.

티벳 뉴스를 보고 혼자서 안타까워만 하셨습니까?
여기 함께 모여 행동하려는 티베트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3월 24(월)~28(금)일까지 매일 저녁 7시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 모입니다.
29일(토)에는 문화제를 준비 중입니다.

▣ 중국대사관 항의 시위

▶ 시간 : 3월 26일(수) 낮 12시
▶ 장소 : 3호선 경복궁역 3번 출구앞 집합
▶ 준비물 : 티벳의상이 있는 분은 입고,
               티벳국기가 있는 분은 지참바람.
              
피켓은 준비되어 있음.

우리가 일제강점기에 있을 때 많은 국가와 세계 시민들이 일제의 부당함에 항의해주었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돌려줄 차례입니다.
그래야 티베트인들에게 조금이나마 미안한 마음이 덜어질 것입니다.
여러분의 참여가 티벳인들 한 사람의 목숨을 구할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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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꿈꾸는 사람 님의 사형제는 비윤리적이라는 이들에게, "사형제 폐지는 윤리적인가?" 라는 글을 읽었다. 사형제 존속이 사형제 폐지보다 '덜' 비윤리적이라는 논거로 어설픈 논리학을 내세우면서 사형제를 지지하는 글이다. 다음과 같은 논거로 시작한다.

"A 가 B 를 죽였다."    <- 비윤리적
"국가가 A 를 죽였다." <- 비윤리적

이라는 논거에서 출발해서,
사형제 자체를 윤리와 비윤리를 가지고 논하고 있다.
사형제 유지가 사형제 폐지보다 덜 비윤리적이기 때문에
사형제를 유지하자, 피해자의 인권은 개선될수 없는 것이
살인이다. 그 상황에서 피해자에 대한 대응은 살인자에 대한
사형 밖에 존재하지 않는다. 피해자에 대한 대응이 다른 방식으로
존재할수 있는 살인죄 이외의 형벌에 대해서는 모르겠지만
살인의 피해자, 즉 죽은 사람에 대한 인권의 개선 대응은
사형 밖에 없다는 말이다.

글을 좀 어렵게 쓴다. 난 난독증이 있는 사람은 아닌데
글이 어렵다. 글을 어렵게 쓰는 것이 글을 잘 쓰는 것은 아니다.

사형집행만이 선량한 B 의 피해에 대한 대응이라는 논거는
극단적이다. 그리고 종교적 근본주의적 입장 이외에는
사형을 반대하는 사람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보인다.

사형제 폐지와 집행이라는 논쟁은 꾸준히 이어져왔다.
정치권에서도 이 문제에 대해서 결론을 내리지 않고
어정쩡하게 사형제는 존재하지만 사형을 집행하지 않은지 10년이 넘었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실질적 사형폐지국가가 되었다.

난 우리나라가 실질적 사형폐지국가라는 뉴스를 작년 말에 보고 좋아했다.
사형제 말고도 다른 방법으로 죄를 저지른 사람에 대한 방법을 고민하는
중이라는 뜻이다. 아직 사형에 대한 생각이 범국민적 합의를 이룬 것은 아니지만
특정한 문제에 대해서 논쟁의 여지를 남겨두고, 합의를 준비하는 과정은 좋은 일이다.

인권이라는 것은 생명권을 포함한다. 그리고 국민의 생명권, 인권은 헌법이 보장하는
가치이다. 그것은 침해 불가한 가치이며, 사회가 지속적으로 지켜야 할 가치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살인을 한 자들에 대한 처벌의 이유로도
생명권은 침해할수 없는 것이다. 개인에 대해서도 그렇고, 사회도 그렇다.
그렇기 때문에 죽은 피해자들에 대한 인권 개선이라는 애매모호한
이유로 사형을 집행한다는 것은 헌법에 보장된 생명권의 가치를 저버리는 일이다.

안양 초등생 살해범은 군포 부녀자 살해범이기도 하고, 다른 살인도 몇건 저질렀다고 한다.
그는 살인마이다. 그러나 이러한 살인마의 존재 때문에 '죽였기 때문에 죽이는' 시대로
돌아갈 수는 없는 일이다. 생명권의 존재는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베풀어져야 할 가치이다.

그러한 가치가 살인마 때문에 훼손될 수는 없는 일이다. 여론에 몰려서 살인을 집행한다면
또다시 사형을 저지르던 10년 전으로 회귀하는 것이고, 그것은 비윤리적이다.

물론 피해자에 대한 보복으로 사형 이외의 방법은 모자란다. 그러나 그 이유로 사형을 하는 것은
"더" 비윤리적이다.

나, 꿈꾸는 사람 님은 'love is all I need' 라고 하면서 피해자에 대한 보복으로
사형밖에 없고, 그것이 '덜' 비윤리적이라고 한다. 내 생각에 그는 인권에 대한
개념이 없거나, 여론을 등에 업고 논리학적 수사로 장난치면서 사형을 주장하는
자이다.

그런 사람들이 윤리나 논리를 들먹이면서 '살인범을 죽이자' 라고 이야기하는 것이
나는 싫다. 그것은 논리 이전의 가치의 문제이다. 그는 여론몰이꾼이다.

Posted by piggymother 트랙백 0 : 댓글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