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과 그를 위시한 정당들(국민참여당, 창조한국당, 민주노동당)의 지지자들과 자본주의를 수용한 자칭 이명박 정부내에서의 좌파들의 주장에 따르면 한나라당의 집권을 막기 위해서 반한나라당 전선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반한나라당 전선이라는 것은 결국 허울좋은 민주당 밑으로 모여라의 주장에 불과하다. 이번 선거에서도 드러났지만 민주당은 한번도 기득권을 포기하면서 다른 정당의 후보를 중심으로 단일화를 추진한 적이 없는 정당이다.



2008년 총선 당시 노원구를 기억하나. 노회찬 40.1% 홍정욱 43.1% 민주당 김성환 16.3% 였다. 민주당은 왜 반한나라당 전선을 구축하기 위해서 가장 지지율이 높은 노회찬 후보로 단일화해주지 못하고 7막 7장의 홍정욱을 국회로 보냈나.

이게 바로 민주당의 겉다르고 속다른 기만이다. 그리고 그것에 속고 있는 자들이 진보신당 홈페이지를 마비시키면서 달아낸 개소리들이 끝없는 민주당 짝사랑의 실체다. 87년 6월 항쟁부터 시작된 끝없는 짝사랑의 실체다. 진보신당은 그 짝사랑을 단호히 잘라내고 노동자 민중의 독자적인 요구를 실천할수 있는 대중정치를 갈망한 투쟁의 소중한 성과물이다.

김대중, 김영삼으로 대표되던 보수야당세력은 87년부터 민주헌법쟁취국민운동본부내에서 민주재야세력과 민중운동세력을 몰아내고 자기네 밑으로 다 모여라고 주장하면서 선거를 통한 정권교체를 주장했다. 그리고 자기네끼리는 단일화 못했지. 그래서 양김분열로 노태우에게 정권을 바쳤다. 그리고 김대중은 1997년 15대 대선에서 군부독재의 찌꺼기 김종필과 연합해서 당선되었지. 김영삼의 쓰레기 짓거리 3당 합당까지 가서 보지않더라도 뻔히 알수 있는 사실이다.

87년 민중항쟁의 결과물, 그리고 2008년 촛불항쟁의 결과물을 보수야당세력에게 갖다바친 것인데 그러한 야합세력을 끝없이 지지한다. 밉지만 어쩔수 없이 해줘야 한다고 본다. 그래서 지금도 민주당 정세균 세력을 강화하는 결과만을 가져왔다. 부차적인 결과로 한명숙 스스로가 부족해서 떨어진 선거결과에 대해서 노회찬에게 책임을 돌린다. 개새끼들.

92년 대선에서 백기완 후보로 독자세력으로 탄생했어야할 민중운동세력의 독자적 정치세력화를 개에게 준 자들이 지금까지도 살아서 씨부린다. 87년 민중항쟁의 성과로서 군사독재세력은 소멸하거나 극소수로 편입되어야 했다. 김종필이나 이인제가 걸어야할 길을 걸은 자들은 기껏해보았자 손학규 정도. 그정도가 시베리아로 갔지. 민정당 세력의 숨통을 계속해서 트이게 해준 자들이 바로 민주당을 위시한 보수야당세력이다.

김영삼이나 김대중 정권도 마찬가지였다. 소수 수구세력과 야합하면서까지 정치적 기반을 늘리려 하면 지지층이 이탈한다. 그러한 기미가 보이면 재야 중 지지세력으로 하여금 양심적이고 진보적인 척하는 정당을 만드는 운동을 벌이게 한다. 지난 대선에서는 문국현이 그러한 세력의 중심이 되어서 결국 이회창의 자유선진당에게 교섭단체 자격을 주는 결과를 가져왔다. 94년에 국민회의를 창당하면서 김근태가 저지른 오류가 그대로 반복된다. 지금 그것을 반복하는 자의 대표주자는 유시민이다. 유시민은 자신의 지지기반을 끊임없이 끌어모아서 진보세력의 자양분을 갈취한다. 2002년 ‘개혁당’ 창당이 여력이 모자라서 잘 안되자 다시 국민참여당을 만들어서 그러한 행동을 반복한다. 누군가는 끊임없는 기억상실에 시달리고 있고, 누군가는 포기할줄 모르는 짝사랑을 반복하고, 누군가는 되지 않는 거짓말을 계속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자유롭지 못했다. 그를 인간적으로 연민하는 것과는 별개로 노무현 정권에서는 미국의 일방적인 요구에 따라 이라크 파병을 했고, 한미FTA를 추진했다. 한나라당과의 대연정을 추진한 것, 의료민영화를 추진한 것도 마찬가지 이유에서 이루어졌다. 

‘삼성을 생각한다’에서 김용철 변호사는 노무현 대통령과 삼성과의 밀착관계를 폭로했다. 그는 죽음으로서 면죄부를 얻었고, 국민들은 이러한 사실을 애써 모른척 한다. 노무현을 욕하자는 것이 아니라 보수야당은 결국 그러한 결과를 가져온다.

이번 6.2 선거를 하자고 5개의 정당(민주당, 국민참여당, 창조한국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과 4개의 시민단체(희망과 대안, 민주통합시민행동, 2010연대, 시민주권)가 모여서 회의를 했다. 이 ‘5+4 회의’는 친민주당 성향의 재야명망가 집단이었다. 그런데 진보신당은 여기에서 정책적 선명성을 드러내지 못하고 이탈하고 말았다. 경기도지사와 서울시장 중 하나를 원해서 나갔다는 말 이전에 정책적 이슈파이팅을 했어야 하는데 그걸 못했다. 

진보신당마저도 서울중심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대구시장이나 경북지사 선거에서 떨어지는 선거를 하더라도 지역정치 타파를 위해서 노력해야만 했다. 안희정과 이광재, 김두관의 지역정치 타파의 의지를 진보신당도 가져야만 했다. 그걸 못했다. 유시민이 대구시장에 나가지않고 떨어지는 경기도지사 선거를 한 것처럼, 진보신당도 전략적 기점으로서 한나라당의 독자적 선거로 굴러가는 대구경북지방에서 후보를 내는 사고를 하지 못하고 대구경북 지방에서는 어떠한 이슈도 없는 지루한 선거를 거쳐서 한나라당 후보가 압도적으로 당선되었다. 그러한 결과에 대해서 책임지는 것이 정치적 외연을 확대할수 있는 선거가 아니었을까.
그래서 보수야당 지지자들이 한나라당 2중대라고 비판하는 것도 일견 들을 가치가 생긴다. 진보신당은 명백한 하방성, 지방성을 가지고 아래에서부터 올라가야했다. 그래서 지역정치구도를 깨는 것에 일견 집중해야했다. 그런데 이렇게 되었다.

김두관의 경남지사 당선,
부산시장 후보로 나온 민주당 김정길의 선전, 충남북의 민주당 후보 당선만큼의 성과도 얻지 못했다. 문국현 후보가 이재오를 겨냥하고 은평구에서 나온 것이나 강기갑이 이방호를 겨누고 경남 사천에서 격돌한 것만큼의 상상력도 없었으니.

노회찬에게 투표한 사람들은 노회찬의 당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을 알면서도 투표했다. 심상정 후보가 사퇴한 것을 알면서도 심상정 후보에게 투표했다. 그만큼의 진정성을 과연 진보신당 중앙에서 가질수 있었는가. 노회찬 심상정이 없었다면 무효표를 던졌을 사람들이 지지한 그만큼의 성과를 소중하게 받아안아야 한다는 말이다. 자책보다는 전망을 가지고 낙관적으로 보아야 할 시점인데.

지역으로 내려가자. 가장 보수적인 시골로 내려가자. 가장 척박한 곳에서 가장 낮은 희망을 가지고 굴러서 살자.
그렇게 살아서 자립하자. 나의 희망을 내가 만들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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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내가 일하다가 잠시 생각을 좀 해봤는데 말이야 이건 대체 말이 안되는게 왜 한명숙 후보가 낙선한게 노회찬 후보의 책임인지 모르겠거든. 1%도 안되는 근소한 표차로 떨어졌으니까 자유선진당 지상욱 후보한테 가서 시팔놈아 왜 한명숙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단일화안했냐 따지는게 차라리 가깝지 자유선진당도 MB정권 심판하자면서 나온 사람 맞잖아요 우리 호빵맨이 가만히 선거 완주한것도 난 자랑스러운데 차라리 따지고 따져서 민주당이 언제 진보신당한테 다이다이뜨면서 지는 사람 대가리박고 단일화하자고 노회찬 후보한테 먼저 제안한것도 아닌데 왜 자꾸 노회찬 후보가 그렇게 한명숙 후보 낙선의 책임을 져야 하는지 그렇게 진보신당 게시판이 마비가 되도록 욕을 들어야 한단 말이야 응

그리고 선거라는 놈이 말이에요 단일화해서 당선 안될것이 되고 당선 될 것이 단일화 못해서 안되고 그런게 어딨어요 응 그러면 2008년에 진보신당이 줄줄이 참패하고 모자라서 눈물흘리고 있을때 민주당 지지하던 사람들한테 진보신당에서 탓을 한적이 한번이라도 있느냐 말이다 난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우리 호빵맨이 억울해서 납득이 가질 않아요 오세훈 당선의 일등공신이라느니 서울광장 따로 얻어서 나가라느니 하는 것도 좀 그래

그래도 어쨌든 한명숙 후보 낙선해서 나도 마음이 아파요 아프니깐 그만 하세요 제발 좀
게시판 트래픽 마비는 좀 심하잖아요 ㅠㅠ

우와 돌아버리겠네 진보신당 당원이라는 년놈들은 단일화했다고 심상정 후보 욕을 하질 않나
민주당 지지했던 년놈들인지 먼지 모르겠지만 단일화 안했다고 노회찬 후보를 까질 않나
돌아버리겠네요 진보신당은 단일화에 몸대주는 정당입니까 왜 민주당 국민참여당으로만 단일화하라고 강요하나요
느그들이 언제 한번이라도 와서 단일화해서 힘실어줄터니 일잘하고 똑똑한 우리 후보 밀어준 적 한번이라도 있냐
갯새키들아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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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할수 있다. 그러나 인간으로서 인간에 대한 예의는 인간답게 지키면 좋겠는데

희망을 품고 달려온 사람들은 존중받아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것을 밀어온 지지자들의 마음 또한 존중받아야 한다는 구태의연한 원칙을 재확인하지않더라도, 심상정의 지지자들이 느끼고 있는 절망과 분노의 딜레마는 충분히 이해가 된다. 나 또한 눈물이 맺힌 눈으로 사퇴 뉴스를 몇번이고 재확인하면서 그동안 고통스럽게 달려온 심상정 후보의 심정에 감정이입은 못할 망정 아무리 실망스러운 결과가 나올지라도 그에 대한 비판은 그동안 쌓아온 애정의 양을 넘어서지는 않는 수준으로 갈음하고 싶었다.

그런데 직후 나온 뉴스를 보고, 댓글을 보면 오마이뉴스에 실린 진성당원이라는 놈들의 해꼬지와 진보신당 게시판에 실린 악담들, 탈당하라는 말은 아예 점잖은 정도이고, 새로운 국썅이라느니, 진보정치의 오랜 숙원을 똥구덩이에 던져넣은 년이라는 둥의 악의적인 해꼬지를 보면서 과연 이놈들이 심상정 후보 선거운동을 주변인들에게라도 조금이라도 해본 새끼들인지 대해서 의구심이 들었다. 사귀던 대상에 대해서 증오를 퍼붓는 정신착란증과 다를 것이 무엇인가.

그동안 심상정 후보가 가지고 있었던 진보정치에 대한 진정성과 정책 개발의 전문성에서 쌓아온 성과들이 당선이 되지 않는다고 해서 진보정치가 가지고 있는 스탠스가 상실되는 것은 아닌데도 불구하고 말이지. 후보가 힘들고 보다 큰 결과라고 생각되어지는 것에 대해서 양보한다는 것에 대해서, 그것이 비록 유시민과 같은 기회주의적 자유주의자에게(그래도 적어도 유시민은 일관적인 자유주의적 입장이나 가지고 있지) 주는 득이라고 할지라도 나는 이것이 일단은 큰 결단을 내리면서 선결적 양보를 한 심상정 후보에게 비난의 화살을 퍼부을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바보 심상정

노무현 지지자들이 좋아하는 말이 바보 노무현이다. 그만큼 단기적으로 해가 되고 손해를 보더라도 가장 큰 정치의 원칙, 사람의 마음에 빚을 남기고 사람들의 마음에 진정성을 남기는 그것이 자유주의적 중도보수주의 자본주의 정권을 운영했던 노무현의 도덕적 스탠스였고, 노무현 지지자들의 상대적 우월감을 가지고 왔다. 근데 심상정 욕하는 진보신당 당원들은 똑똑해서 그런지 조금이라도 자기네 표가 적어지는 결과가 될법치면 애정이고 지랄이고 아주 냉정하게 내치는갑다.

그러는 년들이 왜 선거운동은 소극적으로라도 하지 못하고 맨날 내가 잘났네 니가 잘났네 하면서 전체의 큰 정치판을 내려다보는양 그따위로 정치 논평들은 싸놓았는지, 대중의 사표 심리와 비판적 지지론에 대한 논문을 써갈길 시간이 있었으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정치 지향이나 알리는게 나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게 나뿐만은 아닐거다. 지는 무슨 대중도 아니고 존니 우월한 정치평론가인양 씨부리기나 하는 년들이 왜 심상정 후보의 인간적 고뇌와 눈물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고 사퇴했으면 탈당이나 하라는 소리나 써갈기는지. 플라나리아 대가리도 아니고 말이여. 민주노동당 분당할때는 신이 나서 분당을 주장했던 나지만, 심상정 후보의 사퇴가 또다른 당을 만들기 위한 좋은 명분이라도 되는 것처럼 날뛰는 분당주의자들은 정말 역겹다.

바보 심상정이라고 차마 부르고 말랜다. 진짜 바보지. 경기도지사 선거 끝까지 롱런해서 진보신당의 정치적 입지를 알리는 것이 지금 상태에서 남은 최선의 이득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모두 포기하면서 MB정권에게 마지막 계란치기 한방이라도 먹이려는 처절한 전술적 선택이었다는 것은 왜 동의해주질 못할까. 전술에 동의를 못한다고 해서 그동안 가지고 있던 애정까지 다 버리는것일까 설마.

유시민이 당선되든지 말든지 아 이제 관심도 없고

유시민이나 김문수나 당선되든지 말든지 이제 관심도 없다. 어차피 경기도민도 아니고 그냥 개인적으로 심상정 후보를 사랑하고 지지했던 사람에 불과하니까. 그래도 심상정 후보의 눈물의 기억은 항상 가지고 있을랜다. 힘들고 서럽고 내가 가진거 다 내치면서도 가야할 가치가 있을때 지금 심상정의 사퇴, 심상정의 패배를 기억하면서 가지고 있는 거 다 버리고 기꺼이 몸 내던져 길에 깔리더라도 지금 가야할 차를 굴리는 돌멩이가 될지언정 바퀴에 끼여서 펑크나 내는 모난돌은 안되려고 한다. 당신이나 나나 별거 없고 돌멩이에 불과하니까. 우리는 그렇게 굴려지고 닳고 빠개지면서도 바닥에 깔려서 길 하나 만들면 충분한 돌멩이니까.

주말 내내 감정이 여리고 격하고 예민해서 두번이나 울어버렸다. 모든 것을 다 놓친 듯이 허망하고 밥을 먹어도 맛이 없고 잠을 자도 악몽을 꾸고 기분이 내내 울적하고 찝찝하지만, 그것을 심상정 후보에 대한 원망과 비난으로 풀어놓지는 않을랜다. 아직은 애정이 앞서기에 기대를 저버린다고 해서 인간 심상정의 고뇌의 진정성은 사라지지 않고, 그 고민의 선택이 가져오는 결과 또한 아직은 미정형이기에 더 큰기대를 가지고 더 지켜볼랜다.

** 심상정 누님보고 '양보녀'라고 부르는 것이 어떤 뉘앙스인지 난 모르겠다.
** 심상정 누님 욕하면 죽여버리겠다.
** 심상정 누님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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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이 빡빡하고 시간이 없고 몸이 뚱뚱해서 둔하고 마음의 여유가 없어요
전화주세요 해치지 않아요
대신 며칠에 한번씩 트윗합니다
http://twitter.com/piggymo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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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4대강 죽이기 사업이 국회에서 예산 문제로 계류되고 있는 동안, 개발주의에 자연환경이 짓밟히는 것을 우려하는 대다수의 국민들은 예산이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니 4대강 죽이기 사업은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다소나마 안심하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어디서 공사 대금이 나왔는지는 알 수 없어도, 정부의 방침이 떨어진 이후부터 공사는 일사천리로 진행되었습니다. 경상북도 상주시 주변의 낙동강에서는 2009년 여름부터 4대강 살리기 사업이라는 이름하에 대규모의 하천 준설과 강변의 생태환경 파괴가 꾸준히 이루어져 오고 있습니다. 전 국토에서 16개의 준 댐급 규모의 대형 다목적 보가 건설되는데, 이중에 낙동강에서 그 절반에 해당하는 8개의 보가 생겨나고, 상주에서는 2개의 보가 생겨나게 됩니다.



맑은 물이 흐르고, 수많은 물새들과 주변 식생들이 모래밭에서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살아가던 낙동강의 평화롭고 고요한 풍경을 우리는 이제는 다시는 우리의 남은 생에서 볼 수 없을 것입니다. 지금 낙동강 변은 굴삭기와 포크레인, 덤프트럭이 24시간 쉬지 않고 내는 비명 소리로 가득 차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공사가 시작되면서 상주 낙동강변의 곡창지대는 강바닥에서 퍼낸 모래와 흙탕물이 가득한 공사판이 되었습니다. 줄줄이 늘어선 덤프트럭이 고용창출 효과를 과시하려는 듯 끊임없이 일을 하고 있지만, 정작 상주 시민들과 그 지역에서 살아가던 주민들의 모습은 하나도 보이지 않습니다.

낙동강 죽이기 사업 33공구 상주보



상주 시내에서 약 10㎞ 떨어진 상주 IC 인근의 상주보는 현대산업개발㈜와 8개 건설사가 컨소시엄으로 시공하고 있습니다. 가장 해발고도가 낮은 강창교에서 내려다본 낙동강의 물은 이미 흙탕물이 되어 흐르고 있습니다. 지난달 암반을 깨고 상주보의 기초공사를 하던 시기에는 오탁방지막이 무색하게 주먹만한 누런 거품덩어리가 강 전체를 덮고 흘렀습니다. 강창교 건너 왼편에는 현대산업개발의 사무실이 있고, 왼편으로 돌아 낙동강 변으로 들어서면 거대한 모래 제방이 공사차량 통행로로 변해서 수 km를 걸쳐서 계속되고 있습니다. 통행로 양편에는 준설을 알리는 붉은 깃발과 우레탄과 콘크리트로 뒤덮일 것을 알리는 파란 깃발과 노란 깃발이 점령군처럼 기세등등하게 강변에 줄지어 늘어서 있습니다. 강변의 갈대와 억새풀로 이루어져 있던 주변 습지와 논으로 활용되던 하천 부지는 젖은 모래로 이미 그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되어버렸습니다. 강변 곳곳은 흙 파기가 한창입니다. 파낸 흙을 실은 덤프트럭은 제방 건너편 농지로 향합니다. 지난해까지 농사를 짓던 강변 하천부지들은 차곡차곡 깎여나가고 있습니다. 넓은 농지는 트럭이 쏟아놓은 흙더미로 거대한 고분군처럼 모래의 무덤이 되어버렸습니다. 기나긴 모래 제방 도로를 지나 현장으로 들어서면, 물막이 공사로 철제빔이 빽빽이 둘러서 있습니다. 안쪽에서는 보 기초공사가 한창입니다. 이미 강바닥의 암반까지 깨고 콘크리트 타설이 완료되어 있고, 그 위에서 철골로 가동보의 수문 기초공사까지 진행되면서 거대한 보의 위용을 엿볼 수 있게 합니다. 수백 대의 공사장비가 강 바닥 평탄작업을 벌이며 상주보 인근에 살고 있는 모든 생명의 터전을 깍아내고 있습니다. 3월 현재 공정은 6%가량입니다. 7월 홍수기 전까지 기초공사를 끝내고 가물막이를 해체해야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야간작업은 물론이고, 24시간 공사까지 하면서 끊임없이 강을 잘라내고 있습니다.


낙동강 죽이기 사업 32공구 낙단보

낙단보 가물막이 안쪽의 공사현장 영상  2010년 1월 27일

 상주시 낙동면과 의성군 단밀면에 걸쳐 건설하는 낙단보는 국도 25호선의 낙단대교와 상주~의성~단밀을 잇는 낙단교의 위쪽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곳 주변의 강은 강폭이 넓어 그만큼 준설 규모도 큽니다. 모래가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준설 지역 너머로 상주보와 동일하게 철제 빔으로 막아놓은 보 공사현장이 보입니다. 가물막이로 둘러싸인 면적은 2만여 평에 가까운 넓은 면적입니다. 상주보와는 달리 이미 터파기와 기초다지기 공사가 끝나고 수문 바닥 터를 만드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공사장 곳곳의 조명시설이 탑처럼 높이 솟아 있습니다. 24시간 철야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공사장 단면에는 모래를 준설한 바로 아래 2미터부터 오니토가 시커멓게 드러나 있습니다. 지난 며칠 전에 5차 4대강사업 현장조사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유원일 의원단과 함께 낙단보 준설현장에서 토양오염층으로 보이는 오니를 발견하고 시료를 채취했습니다. 가파르게 경사가 진 진흙더미 아래로 조심조심 내려가서 검은 진흙 덩어리를 채취했습니다. 코에 대보니 하수구의 악취가 났습니다. 토양오염 및 수질오염 분석을 의뢰할 예정이지만, 분석 결과는 보지 않아도 뻔합니다. 이곳에서 달성보처럼 중금속이 나오느냐 아니냐는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다. 오니토가 섞인 생활하수에 가까운 시커먼 물이 그대로 낙동강으로 흘러들고 있는데도, 현장 관계자는 시커멓게 보일뿐, 머드 성질에 가까운 청정한 흙이라고 합니다. 그 자리에서 머드팩을 하라고 그 뻔뻔한 얼굴에 쏘아붙이고 싶었습니다. 이러한 오니토가 아무런 조치없이 방치되어 그대로 강물로 유입되고 있습니다.

오리섬이 죽었습니다.










상주보 건설현장 아래쪽에서는 낙동강의 지류인 병성천이 합류하면서 강폭이 넓어집니다. 그 합류지점 바로 위에는 철새들의 낙원인 오리섬이 있습니다. 이 강 중앙에 있는 섬은 이미 준설토로 뒤덮여서 과거의 수생식물과 동물들의 서식지였던 모습을 하나도 알아볼 수가 없습니다. 준설토가 뒤덮인 섬은 5m 정도 해발고도가 올라갑니다. 강물이 6m 정도 깊어지기 때문에 그정도로 흙을 쌓아서 올리지 않으면 물에 잠기기 때문입니다. 이곳은 콘크리트로 덮은 후에 생태공원이 조성된다고 합니다. 상주보의 강성호 현장소장은 “(오리섬은) 성토를 하더라도 홍수기 때는 물에 잠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합니다. 멀쩡히 살아있던 생태서식지를 없애고 이름뿐인 생태공원을 조성합니다.

그래도 우리는 걷는다


지난 10월, 상주에서 진행되는 낙동강 죽이기 사업을 안타깝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강과 습지를 사랑하는 상주 사람들”이라는 조그만 모임을 만든지도 반년이 되어갑니다. 그동안 아무것도 할수 없는 우리들의 모습에 스스로 조바심을 내며 죽어가는 강을 그저 쳐다보기만 한 채로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러나 강의 죽음에 함께 울어주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지난 6개월 동안 지율 스님과 천경배 신부님 등 종교인들을 따라 함께 진행한 순례가 벌써 열 다섯 번째를 맞이합니다. 천명이 넘는 사람들이 함께 낙동강을 따라 걸으면서 강의 아름다움에 새삼 놀라고, 죽어가는 강의 다시는 볼 수 없는 모습 앞에서 그 모습을 마음에 새기기 위해서 걸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낙동강을 바라보고, 강을 따라 걸으면서 힘든 숨을 내쉬고 있는 낙동강과 그 호흡을 느끼며 눈물을 흘립니다. 그리고 스러져가는 자연을 돈으로, 개발의 대상으로 보는 자들의 무지와 폭거를 용서해달라고 조용히 꿇어앉아서 기도를 올립니다. 강은 대답이 없이 살과 뼈를 드러낸 채 묵묵히 피를 흘리며 흐를 뿐입니다. 우리는 죽어서 시멘트와 우레탄으로 덮인 강변과 함께 없어지겠지만, 우리가 낳고 우리가 살던 땅에서 자랄 우리의 후손들의 고통에는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책임질 자들은 한번이라도 이 강과 함께 시선을 마주한 적이 있을까요? 과연 이 거대한 공사판의 죽음 앞에서 축배를 드는 자들 중에서 강의 죽음 앞에서 울어줄 자가 한명이라도 있을까요? 없습니다. 없으니까 이렇게 가슴아픈 일이 24시간 지금도 쉬지 않고 진행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도 우리는 걷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지만, 우리는 맑은 눈으로 이 강을 한번이라도 더 바라보고, 강의 울음을 대신 울어주기 위해서 걷습니다. 우는 강은 소리가 없고, 시끄러운 공사판에는 죽음이 흐르지만, 우리는 말없이 걸을 뿐입니다. 지금 사라져가는 이 강의 숨결을 한번이라도 느끼고자 하는 분은 “강과 습지를 사랑하는 상주 사람들”로 연락을 주시고, 함께 손을 잡고 걸었으면 좋겠습니다. 저희는 내일도 낙동강을 갑니다. 4대강 사업이 멈추지 않는 이상, 우리의 걸음도 멈추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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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찾기

2010/03/09 19:43 from 분류없음

27일 대보름 행사날에 강변에서 거대한 달집을 만들고, 떡국과 오뎅을 나누어먹고, 연날리기와 윷놀이, 널뛰기를 하자는 계획은 일견 완벽한 듯 보였다. 석호 형님과 함께 충북 보은의 관기 제재소에 가서 땔나무와 널뛰기용 널을 켜서 찾아올때만 해도 그렇게 보였다. 그러나 나무를 가득 실은 동성보일러 트럭은 다음날 돌려주어야만 했다. 몇 톤의 나무를 다시 옮겨실을 엄두가 나지 않은 우리는 행사장 입구에 모든 나무를 부어놓았다. 길이 10미터에 폭이 40cm, 두께 7cm 의 널뛰기용 널 하나를 위해 통나무 하나를 통짜로 켜야만 했고, 그 널은 10만원의 고가의 상품이 된 직후였다. 널 하나를 10만원에 구매할 엄두가 나지 않았지만, 다행히 전통놀이용 널이 필요했던 환경농업학교에서 널을 구매해준다는 조건을 달아놓았기에 맘놓고 고가의 널을 제작한 것이었다. 강변에 버려진 폐냉장고 위에 널을 조심스레 모셔놓고 우리는 대나무와 땔나무를 모두 부어놓았다. 그리고 다음날 행사를 위해 유유히 밤에 강변을 떠났지. 누가 그 시간에 낙동강변에 와서 고가의 널빤지를 가져가겠어? 라는 생각을 상식적으로 한 것이니까.

그리고 다음날, 행사 당일 강변에 와보니 그 시간에 누가 이미 널을 가져간 뒤였다. 10만원이라는 고가의 널을 잊어버렸다는 아쉬움 말고도 그날 당일 널뛰기를 임시로 구한 조그만 널에서 진행할수 밖에 없었던 것에 대해서 부아가 치밀었다. 그러나 행사를 진행하면서 챙길 물건은 수백개가 넘었고, 일단은 널뛰기 말고도 진행할 코너는 수십개가 넘었다. 다행히 사람들이 다들 바쁘게 이리저리 뛰면서 챙겨준 덕에 대보름 행사는 무난하게 마무리되었지.

스님이 와서 자기 마을의 주민 중 하나가 버려둔 것으로 착각을 하고 널을 가져갔다는 소식을 뒤늦게 전해준 것은 며칠 뒤였다. 그리고 오늘, 잠깐 짬이 나서 다시 중동면 회상리 마을로 갔는데, 아뿔싸, 스님의 말 한마디 만을 믿고 일단 마을에 갔는데, 그래 그널이 대체 어디에 있는지 알아야지. 스님에게 전화를 하려고 전화를 했으나 전화기는 싸늘하게 꺼져있고, 응답하는 사람은 없었다. 그날 김 교수님과 낙동강변을 조사할 것이라는 스님이 지나가면서 던진 말 한마디 말고는 행방이 묘연했다.

김 교수가 대체 누굴까. 대한민국에서 김씨 성을 가진 대학 교수가 한두명인가. 어렵게 시간을 내어서 현장에 다시 왔는데, 김 교수님 일행이 있다는 것 말고는 스님의 행방을 알 길이 없으니. 일단 생각난 김 교수는 녹색평론사 김종철 교수님 밖에 없었다.

"거기 녹생평론사 맞나요?"
"네, 무슨 일이시지요?"
"혹시 김종철 교수님이 저희 지율 스님과 함께 낙동강 현장 조사를 하고 계신가요?"
"?"
"혹시 지율 스님과 함께 있지 않나요? 그쪽 일행중 누군가가?"
"아닌데요......무슨 일인지 물어봐도 될까요?"

나는 밑도 끝도 없이 김종철 교수님과 있는 지율 스님을 바꾸어달라고 하는 몰상식한 이상한 아이가 되어버렸다.

"저....저는 녹색평론사의 책을 애독하는 사람이에요. 이상한 사람이 아니에요."
"......네, 그런데 저희 김종철 교수님은 지금 낙동강에 있지 않아요."
"네, 저는 다만, 혹시, 그......김종철 교수님이 지율 스님과 있지는 않는가를 알고 싶었던 거지요."
"네 아니랍니다. 왜 스님이 같이 있는지를 알고 싶어하는지를 물어봐도 되나요?"
"네......저는 그 스님이 있다고 한 널뛰기용 널의 소재를 알고 싶어서요......"
"?????"

나는 점점 목소리가 기어들어갔다. 다짜고짜 전화해서 너 거기 있지? 라고 물어놓고는 왜 묻냐고 하니까 널뛰기용 널이라는 황망한 이야기를 늘어놓는 사람이 되어버린 것이었다. 이제 내가 이상한 사람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고 전화를 끊는 것이 중요한 주제가 되어버렸다.

"네, 항상 녹색평론사의 책을 감사히 읽고 있습니다. 항상 감사드려요."
"?????"
"네 제가 이해를 잘 못하고 있어서 죄송합니다. 어쨌든 저희 대표님은 그쪽이 원하시는 스님과는 함께 있지 않은 것 같네요."
"네 건투를 빕니다. 안녕히 계세요."
"?????"

전화를 받은 그 사람은 얼마나 황당했을까. 난 얼굴이 벌개진 것이 식기도 전에 마을에 가서 어르신들에게 닥치는 대로 물어보면 널의 소재를 알수 있으리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도중에 트럭이 농수로에 빠져서 트랙터가 와서 끌어내주고, 열명 정도의 마을 어르신들이 나에게 ?????라는 표정을 짓기 전까지는 그나마 그래도 알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하던 참이었다. 이제 포기하고 아무런 성과도 없이 되돌아가야지 라는 생각을 하다가 스님네 집에 불편한 게 없나, 저번에 말씀하시던 전기는 제대로 되었나 보고 가야지 라고 생각하고 집에 들르니 촉촉한 채마밭에 정갈하게 호미질을 하는 할머니가 눈에 띄었다.

"할머님, 안녕하세요."
"음, 젊은이들이 왠일인가?"
"네 저희는 스님이랑 저번에 강가에서 달집태우던 사람들인데요."
"응, 알지, 마을 사람들 다 거기서 놀다 왔어."
"혹시 널뛰기용 널을 거기서 누구 한분이 버려둔 것으로 알고 가져갔다는 이야기를 스님에게서 들었는데요, 누구 집인지 알수 있을까요?"

할머니는 허리춤에 젖은 장갑을 끼우고 허리를 주욱 펴셨다. 눈빛이 반짝 빛났다.

"알지. 알어. 저기 가면 소먹이는 박** 집이라고 있어. 거기서 가져갔어. 내가 알려주더란 이야기는 하지마."

미친듯이 트럭을 타고 마을 회관으로 굽이굽이 들어가면 소먹이는 집이 딱 한군데 있다. 무료하게 풀을 뜯는 소는 우리를 본체만체 했다. 소를 무시하고 집문을 두들겼다. 땅딸한 할매는 언뜻 겁이 난듯 선뜻 널을 창고에서 내주었다. 그렇게 결국 찾은 널로는 정작 한번도 널뛰기를 못했다는 이야기다. 마무리가 이상해서 미안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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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낙동강을 갔다

2010/03/01 19:42 from 분류없음
날씨가 춥고 우중충했다. 당연히 가기 싫었지. 열시까지 딩굴거리다가 후닥닥 준비하고 갔더니
몹시 지친 여자들 8명이 우리를 맞았다. 리스한 LPG+전기 하이브리드 아반떼 2대를
나누어 타고 일단 예천 회룡포로 향했는데, 비오는날 산을 오르니 아주 춥고 으슬으슬했다.
부들부들 떠는 사람들은 설명은 뒷전이고 그저 조금이라도 추위를 피하기 위해서 떨 뿐이었다.
그나마 갔다가 새중동식당에서 뜨뜻한 방에 앉아서 두부와 매생이전, 꽃게된장찌개, 자반고등어가 나오자 다들 얼굴이 확 펴졌다.
다들 맛있게 밥을 잘먹고 이야기를 하는 것을 찬찬히 보니 아주 괜찮고 훌륭한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다시 상주보로 갔으나 다들 추위에 떨뿐이고.
곶감을 사간다고 해서 밤골마을 가서 재봉이 형님에게 소개를 해주고 다들 곶감을 두어개씩 먹으니
또 얼굴이 확 펴진다. 커피와 곶감을 먹으니 다들 재잘재잘 아주 밝고 이쁜 사람들이었다.
밖에 나와서 기념사진 찍으려다가 곶감상자를 땅에 흘리기도 한다. 바람을 쐬니 또 움츠려든다.
차에 타니 다시 환한 얼굴로 나에게 손을 흔들었다. 그들은 그렇게 우리에게 감사하며 힘든 하루 일정을 마치고
서울로 올라갔다. 안전하게 잘 갔는지 모르겠다. 그들이 따뜻한 집에 가서 뜨거운 물로 씻고 부숭부숭한 이불에서
꿈 안꾸고 푹자기를 바라는 마음이 쎄다.

오늘의 교훈

여자들은 추운 곳에 두지 말고 따뜻한 곳에서 맛난 것을 먹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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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콘과 귀부인

2010/02/23 01:09 from 분류없음

피곤한 하루를 보낸 끝에도 머리속에서 유니콘과 귀부인의 태피스트리 문양이 떠나지 않는다.


"인도에서 이상한 짐승을 잡았다. 몸은 말과 비슷하며 머리는 사슴, 발은 코끼리의 그것을 하고 있었다.
 산채로는 잡을수 없었다."


성령과 야수, 죄악과 순결의 상징 유니콘과 순결한 귀부인은 음탕하게 서로에게 몸을 기댄 채 얽혀있다.
처음 이 그림을 보았을때 난 눈을 뗄수 없었다.



"이 신비한 일각수를 어떻게 잡을 것인가. 순결한 처녀밖에는 없다. 그러면 이 짐승은 처녀에게로 뛰어든다.
 일각수는 머리를 숙이며 처녀에게 경배를 표한다. 그때만이 유일한 시간이다. 누구에게도 굴하지 않는 짐승이
 오로지 순결와 순백만을 받아들이며 자신을 순하게 만드는 순간이다. 이 아름다운 처녀말고 누가 이 짐승을
 굴하게 할 것인가?"



"처녀의 거울은 일각수를 비춘다. 유니콘은 스스로의 아름다움과 순백의 상징에 취해 고개를 숙인다.
 유일하게 일각수와 맞설수 있는 짐승은 사자이다. 사자는 그 이빨과 발톱으로 유니콘을 갈기갈기 찢을 것이다.
 유니콘은 처녀의 순백과 청순함 앞에서 죽음보다 더한 황홀감을 맛본다. 그것이 그를 죽일 것이다."
 

방패와 깃발에 나타난 초승달의 문양은 달의 여신과 음, 어둠을 상징한다. 태양은 밝음과 남성, 양의 상징이었다.
달은 이단과 일탈의 상징이었다. 유니콘은 달의 순결한 처녀 이외에는 따르지 않는다.
죽음이 기다리고 있는 순간 앞에서도.



테피스트리의 배경을 자세히 보면 원숭이와 사냥개, 새가 그려져 있다. 속되고 흔한, 더러운 존재들의 배경 앞에서
유니콘의 순백과 순결은 더욱 강조된다. 붉은 배경은 피와 월경, 달의 움직임에 속한 존재들, 이단을 상징한다.
젖과 꿀처럼 달디 단 열대와 뜨거운 나무 열매들, 거칠게 벌어진 나뭇잎들, 하늘을 거스르는 거친 뿔.



이유는 모르겠지만 눈물이 났다. 처녀의 무릎에 앞발을 공손히 기댄 유니콘을 사자가 노려본다.
그 거울 안에는 죽음과 아픔과 환희의 짧은 순간이 그려져 있다.
처녀의 승리, 유니콘의 패배와 죽음, 그것을 받아들이는 그 아찔한 아름다움과 위험에 대해서 우리는 얼마나 무지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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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종일 피곤했거든 요즘. 어제도 맨날 가는 주말에 낙동강 순례를 갔다오고 그래서.
주중이고 주말이고 멍청하니 하루종일 집에서 빈둥대고 심심해서 폐인생활하는 날이 별로 없어서
짜증이 슬금슬금 나는 날도 있었거든요.

어제는 한분이 나보고 머라고 하냐면 글쎄.
정부에서 이렇게 나쁜 일을 하고 있는데 왜 이렇게밖에 못하냐는거야.
사람들을 수백명 수천명 조직해서 빨리 대규모로 으싸으싸 할 생각을 안하고
왜 이렇게 소소한 활동에 머무르고 있냐고 그러더니깐요.
머리에 뭔가 한대를 얻어맞은 기분이었죠.
가타리나 이딸리아에 그 누구냐 감옥에서 수십년 동안 글만 쓴 그 누구지 그래 옥중 수고를 쓴 안또니오 그람시가
대중에 대해서 썼던 많은 글들이 전두엽으로 훅 하고 밀려왔어요.
대중은 혁명가에 대해서 기대를 가지고,
혁명가 양반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 안하느니만 못한 멸시와 천대를 받게 된다고 하더라고요.

내가 그런 사람으로 그분에게 인식되고 있느니 마느니는 부차적인 문제이니 제쳐두고더라도,
내가 엄격하게 스스로에 대해서 규정을 하지 않고 그냥 이런 일을 실무적으로 아무생각 없이 진행만 하면
어느 순간 피곤에 지쳐서 혼자서 나가떨어지지 않을까 그런 미래가 훅하고 머리속으로 개념 정리가 되는거야
무서운 거지. 내가 좋아서 나선 일에 혼자서 지쳐서 나가떨어지고 사람들에 대해서 아래로 내려다보고 나와 대중을 괴리해서
생각하기 시작하면 이게 제일 무서운거야 제일 무서운거.
"사람들은 안돼. 대중이 그래서 이렇게 머무를수밖에 없는거여.
그래서 시발 국민들은 개새끼여. 내가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 왜 나에게 존경과 보답을 하지 않느냐고!"
라는 논지로 인터넷에 수많은 개뻘소리를 싸질르는 내가 제일 싫어하는 국개론자들의 논리를 내가 가지게 되는거거든요.

나는 혁명가도 아니고 무슨 책임을 지고 무언가를 하는 사람도 아니고
그냥 내 삶의 일부를 쪼개서 기왕이면 내가 좋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면 좋지 라고 그냥 생각하는 사람에 불과해요.
진보신당이니 나눔문화니 하는 사람들에게 내 돈 후원하는 것도 그래서 하는 것이고
지역에서 조그만 모임의 심부름을 하는 것도 내가 사는 곳이 더 좋은 곳이 되면 좋겠다는 조그만 욕심에서 하는 것에
불과한데, 어느새 내가 무슨 대단한 사람이라도 된 것 마냥 힘들어도 피곤해도 손해를 봐도 된다고 희생하자고
마음먹었던 수많은 일들에 대해서 스스로 미안하고 반성을 많이 했어요.

내가 좋은 일을 하면 좋은 것이죠. 근데 그것에서 더 나아가서 내가 무슨 인생을 투쟁에 바치는 사람마냥
스스로를 옥죄기 시작하고 그것에 매이기 시작하면 나와 다른 사람들을 분리하기 시작해요.
아주 무서운 생각이에요 이거는. 그래서 오늘 생각한게 머냐면
사람들에게 칭찬받을 정도로 하지는 말자라는 거에요. 사람들이 나에게 기대를 하고 칭찬을 하고
뭔가를 더 하길 바라기 시작하면 그 관계는 진짜로 깝깝해지기 시작하는 거에요.

머 그렇다고 해서 기존에 하던 거를 안하고 이제는 내 스스로 앞가림을 하겠어 돈을 벌겠어 이런것에 골몰하지는 않을거고
계속 열심히 하던 거를 하긴 하겠지만 다른 양반들이 나에게 전면적인 투쟁에 나서라고 생각없이 요구하는 식으로
남들에게 요구하지는 않을거에요. 난 건전한 생활인으로 그냥 착하게 살면서 나하고 싶은대로 하고 가끔은
오로지 나만을 위해서도 나의 시간을 할애하고 그렇게 살아갈거에요.
당신하고 행복하게 지내기 위한 삶이 결국은 가장 큰 나의 목표니까.

니들이나 삶을 바쳐서 투쟁하세요. 일상에서 바꾸고 싶은 거, 답답하고 깝깝한거 있으면
씨발 세상은 왜 이리 족같아? 왜 이렇게 안되지? 누가 이런거 안하나?" 라는 식으로 남들이 무엇인가를 하기를 기대하지 말고
스스로 찾아나서고 뭔가를 하세요. 라고 내가 뭔가를 하기를 기대하기를 바라는 분들에게 말하고 싶은 날이었어요.
그래도 그렇게 사납게 쏘아붙이지는 않을거에요. 착하게 예의바르게 항상 공손하게 사람을 대하는 것은 중요한 덕목이니까.

그래도 뭔가 정리를 하고 나니까 내일의 일상이 덜 갑갑하게 느껴집니다. 기분이 좋네요.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옳은건지 나쁜건지에 대한 판단따위는 개나 먹으라고 제쳐두고
내일 또 부지런하게 하루를 보내면 되는거지. 난 생업이 있고, 미래를 준비하는 생활인이니까.
가족이니 사랑하는 사람을 모두 제쳐두고 투쟁이니 진보적 활동만 하는 그런 운동가는 아니니까.

하루 더 지내고 당신 더 사랑하면 되는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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