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낙동강을 갔다

2010/03/01 19:42 from 분류없음
날씨가 춥고 우중충했다. 당연히 가기 싫었지. 열시까지 딩굴거리다가 후닥닥 준비하고 갔더니
몹시 지친 여자들 8명이 우리를 맞았다. 리스한 LPG+전기 하이브리드 아반떼 2대를
나누어 타고 일단 예천 회룡포로 향했는데, 비오는날 산을 오르니 아주 춥고 으슬으슬했다.
부들부들 떠는 사람들은 설명은 뒷전이고 그저 조금이라도 추위를 피하기 위해서 떨 뿐이었다.
그나마 갔다가 새중동식당에서 뜨뜻한 방에 앉아서 두부와 매생이전, 꽃게된장찌개, 자반고등어가 나오자 다들 얼굴이 확 펴졌다.
다들 맛있게 밥을 잘먹고 이야기를 하는 것을 찬찬히 보니 아주 괜찮고 훌륭한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다시 상주보로 갔으나 다들 추위에 떨뿐이고.
곶감을 사간다고 해서 밤골마을 가서 재봉이 형님에게 소개를 해주고 다들 곶감을 두어개씩 먹으니
또 얼굴이 확 펴진다. 커피와 곶감을 먹으니 다들 재잘재잘 아주 밝고 이쁜 사람들이었다.
밖에 나와서 기념사진 찍으려다가 곶감상자를 땅에 흘리기도 한다. 바람을 쐬니 또 움츠려든다.
차에 타니 다시 환한 얼굴로 나에게 손을 흔들었다. 그들은 그렇게 우리에게 감사하며 힘든 하루 일정을 마치고
서울로 올라갔다. 안전하게 잘 갔는지 모르겠다. 그들이 따뜻한 집에 가서 뜨거운 물로 씻고 부숭부숭한 이불에서
꿈 안꾸고 푹자기를 바라는 마음이 쎄다.

오늘의 교훈

여자들은 추운 곳에 두지 말고 따뜻한 곳에서 맛난 것을 먹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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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콘과 귀부인

2010/02/23 01:09 from 분류없음

피곤한 하루를 보낸 끝에도 머리속에서 유니콘과 귀부인의 태피스트리 문양이 떠나지 않는다.


"인도에서 이상한 짐승을 잡았다. 몸은 말과 비슷하며 머리는 사슴, 발은 코끼리의 그것을 하고 있었다.
 산채로는 잡을수 없었다."


성령과 야수, 죄악과 순결의 상징 유니콘과 순결한 귀부인은 음탕하게 서로에게 몸을 기댄 채 얽혀있다.
처음 이 그림을 보았을때 난 눈을 뗄수 없었다.



"이 신비한 일각수를 어떻게 잡을 것인가. 순결한 처녀밖에는 없다. 그러면 이 짐승은 처녀에게로 뛰어든다.
 일각수는 머리를 숙이며 처녀에게 경배를 표한다. 그때만이 유일한 시간이다. 누구에게도 굴하지 않는 짐승이
 오로지 순결와 순백만을 받아들이며 자신을 순하게 만드는 순간이다. 이 아름다운 처녀말고 누가 이 짐승을
 굴하게 할 것인가?"



"처녀의 거울은 일각수를 비춘다. 유니콘은 스스로의 아름다움과 순백의 상징에 취해 고개를 숙인다.
 유일하게 일각수와 맞설수 있는 짐승은 사자이다. 사자는 그 이빨과 발톱으로 유니콘을 갈기갈기 찢을 것이다.
 유니콘은 처녀의 순백과 청순함 앞에서 죽음보다 더한 황홀감을 맛본다. 그것이 그를 죽일 것이다."
 

방패와 깃발에 나타난 초승달의 문양은 달의 여신과 음, 어둠을 상징한다. 태양은 밝음과 남성, 양의 상징이었다.
달은 이단과 일탈의 상징이었다. 유니콘은 달의 순결한 처녀 이외에는 따르지 않는다.
죽음이 기다리고 있는 순간 앞에서도.



테피스트리의 배경을 자세히 보면 원숭이와 사냥개, 새가 그려져 있다. 속되고 흔한, 더러운 존재들의 배경 앞에서
유니콘의 순백과 순결은 더욱 강조된다. 붉은 배경은 피와 월경, 달의 움직임에 속한 존재들, 이단을 상징한다.
젖과 꿀처럼 달디 단 열대와 뜨거운 나무 열매들, 거칠게 벌어진 나뭇잎들, 하늘을 거스르는 거친 뿔.



이유는 모르겠지만 눈물이 났다. 처녀의 무릎에 앞발을 공손히 기댄 유니콘을 사자가 노려본다.
그 거울 안에는 죽음과 아픔과 환희의 짧은 순간이 그려져 있다.
처녀의 승리, 유니콘의 패배와 죽음, 그것을 받아들이는 그 아찔한 아름다움과 위험에 대해서 우리는 얼마나 무지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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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종일 피곤했거든 요즘. 어제도 맨날 가는 주말에 낙동강 순례를 갔다오고 그래서.
주중이고 주말이고 멍청하니 하루종일 집에서 빈둥대고 심심해서 폐인생활하는 날이 별로 없어서
짜증이 슬금슬금 나는 날도 있었거든요.

어제는 한분이 나보고 머라고 하냐면 글쎄.
정부에서 이렇게 나쁜 일을 하고 있는데 왜 이렇게밖에 못하냐는거야.
사람들을 수백명 수천명 조직해서 빨리 대규모로 으싸으싸 할 생각을 안하고
왜 이렇게 소소한 활동에 머무르고 있냐고 그러더니깐요.
머리에 뭔가 한대를 얻어맞은 기분이었죠.
가타리나 이딸리아에 그 누구냐 감옥에서 수십년 동안 글만 쓴 그 누구지 그래 옥중 수고를 쓴 안또니오 그람시가
대중에 대해서 썼던 많은 글들이 전두엽으로 훅 하고 밀려왔어요.
대중은 혁명가에 대해서 기대를 가지고,
혁명가 양반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 안하느니만 못한 멸시와 천대를 받게 된다고 하더라고요.

내가 그런 사람으로 그분에게 인식되고 있느니 마느니는 부차적인 문제이니 제쳐두고더라도,
내가 엄격하게 스스로에 대해서 규정을 하지 않고 그냥 이런 일을 실무적으로 아무생각 없이 진행만 하면
어느 순간 피곤에 지쳐서 혼자서 나가떨어지지 않을까 그런 미래가 훅하고 머리속으로 개념 정리가 되는거야
무서운 거지. 내가 좋아서 나선 일에 혼자서 지쳐서 나가떨어지고 사람들에 대해서 아래로 내려다보고 나와 대중을 괴리해서
생각하기 시작하면 이게 제일 무서운거야 제일 무서운거.
"사람들은 안돼. 대중이 그래서 이렇게 머무를수밖에 없는거여.
그래서 시발 국민들은 개새끼여. 내가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 왜 나에게 존경과 보답을 하지 않느냐고!"
라는 논지로 인터넷에 수많은 개뻘소리를 싸질르는 내가 제일 싫어하는 국개론자들의 논리를 내가 가지게 되는거거든요.

나는 혁명가도 아니고 무슨 책임을 지고 무언가를 하는 사람도 아니고
그냥 내 삶의 일부를 쪼개서 기왕이면 내가 좋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면 좋지 라고 그냥 생각하는 사람에 불과해요.
진보신당이니 나눔문화니 하는 사람들에게 내 돈 후원하는 것도 그래서 하는 것이고
지역에서 조그만 모임의 심부름을 하는 것도 내가 사는 곳이 더 좋은 곳이 되면 좋겠다는 조그만 욕심에서 하는 것에
불과한데, 어느새 내가 무슨 대단한 사람이라도 된 것 마냥 힘들어도 피곤해도 손해를 봐도 된다고 희생하자고
마음먹었던 수많은 일들에 대해서 스스로 미안하고 반성을 많이 했어요.

내가 좋은 일을 하면 좋은 것이죠. 근데 그것에서 더 나아가서 내가 무슨 인생을 투쟁에 바치는 사람마냥
스스로를 옥죄기 시작하고 그것에 매이기 시작하면 나와 다른 사람들을 분리하기 시작해요.
아주 무서운 생각이에요 이거는. 그래서 오늘 생각한게 머냐면
사람들에게 칭찬받을 정도로 하지는 말자라는 거에요. 사람들이 나에게 기대를 하고 칭찬을 하고
뭔가를 더 하길 바라기 시작하면 그 관계는 진짜로 깝깝해지기 시작하는 거에요.

머 그렇다고 해서 기존에 하던 거를 안하고 이제는 내 스스로 앞가림을 하겠어 돈을 벌겠어 이런것에 골몰하지는 않을거고
계속 열심히 하던 거를 하긴 하겠지만 다른 양반들이 나에게 전면적인 투쟁에 나서라고 생각없이 요구하는 식으로
남들에게 요구하지는 않을거에요. 난 건전한 생활인으로 그냥 착하게 살면서 나하고 싶은대로 하고 가끔은
오로지 나만을 위해서도 나의 시간을 할애하고 그렇게 살아갈거에요.
당신하고 행복하게 지내기 위한 삶이 결국은 가장 큰 나의 목표니까.

니들이나 삶을 바쳐서 투쟁하세요. 일상에서 바꾸고 싶은 거, 답답하고 깝깝한거 있으면
씨발 세상은 왜 이리 족같아? 왜 이렇게 안되지? 누가 이런거 안하나?" 라는 식으로 남들이 무엇인가를 하기를 기대하지 말고
스스로 찾아나서고 뭔가를 하세요. 라고 내가 뭔가를 하기를 기대하기를 바라는 분들에게 말하고 싶은 날이었어요.
그래도 그렇게 사납게 쏘아붙이지는 않을거에요. 착하게 예의바르게 항상 공손하게 사람을 대하는 것은 중요한 덕목이니까.

그래도 뭔가 정리를 하고 나니까 내일의 일상이 덜 갑갑하게 느껴집니다. 기분이 좋네요.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옳은건지 나쁜건지에 대한 판단따위는 개나 먹으라고 제쳐두고
내일 또 부지런하게 하루를 보내면 되는거지. 난 생업이 있고, 미래를 준비하는 생활인이니까.
가족이니 사랑하는 사람을 모두 제쳐두고 투쟁이니 진보적 활동만 하는 그런 운동가는 아니니까.

하루 더 지내고 당신 더 사랑하면 되는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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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0-01-11 17:25
[무명을 밝히고] 1월 11일 월요일
 글쓴이 :  
< 내  용 >

지율 스님과 함께 1박2일간 낙동강을 순례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4대강 살리기라는 이름으로 진행되고 있는 공사현장을 둘러보고 함께 고민하고 아파하는 사람들입니다. 그 분들의 이야기를 '강과 습지를 사랑하는 상주 사람들' 사무국장 이국진 님으로부터 전해들었습니다.

덕신 스님의 '부처님이라면 어떻게 하셨을까?' 오늘은 '적게 먹고 가볍게 살기'라는 주제를 두고 이야기했습니다.

모두 부처님 되십시오.
이름 패스워드 비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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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스님

2010/01/10 19:39 from 분류없음

심 속에 욕이 없고 복을 바라지 않으며
가진 것이 없고 마음 속에 愛만 가득한 사람에게
억만금을 들고 덤빈다고 해도 누가 이기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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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

2010/01/08 03:04 from 분류없음

모 아니면 도.

잘 되면 인생 술술 풀리는 거고.
안되면 말짱 꽝으로 하고 다시 돌아가는 수밖에.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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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경 사항

2009/12/31 04:25 from 분류없음

1월 초부터 한시적으로 한살림 활동을 하시던 주부 김모 누님과 사무실 근무를 하기로 함.
농민회 형님들을 통해서 땅과 집을 찾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는 것을 깨닫다.
대학생 대상으로 기존의 학생회 틀거리를 벗어난 농활과 귀농 프로그램에 대해서 역설을 했다.
그리고 정치 이야기를 한참 했다. 노사모와 민노당, 무당파가 섞여서 골치가 아팠다.
기사 식당에서 본 그 문구가 생각난다. "정치 이야기는 식당 밖에서"

공부 잘하는 상주고등학교 2학년 김모군의 공부와 진로를 지도해주기로 함. 또이또이해서 맘에 든다.
가슴 속에 있는 수많은 나 중에서 괜찮은 친구를 찾아서 진정한 나 자신으로 삼고, 그와 솔직한 대화를 해보자, 그리고
진정으로 가슴이 시키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자라는 식으로 고딩녀석에게 말을 해주었더니 잘 알아듣는다.
똑똑한 애다. 맘에 든다.

12월부터 2월까지 도너스캠프 프로그램으로 지원을 받아 영어와친해지기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로 했는데
영어자막 보면서 애니메이션 보기, 구미CGV가서 같이 영화보고 피자파티, 영어퀴즈를 통해서 상품전달 등의 재밌는 프로그램이다.
식상하게 재미없게 중학생 공부를 지도했던 나 자신에 대한 반성과 기획력의 부재에 대한 후회, 소장쌤에 대한 존경 한꺼풀 더.
아울러 조그마한 재정에 보탬이 되게 해준 것에 대해서도 감사의 마음 한웅큼.

살면 살수록 감사한 분들만 늘어가고, 남에게 많은 것을 해줄수 있을거라는 애초의 생각이 틀렸음을 깨닫는다.
내가 받은 만큼 남들에게 해줄 수 있는게 늘어가야 하는데 이건 뭐 가면 갈수록 첩첩산중. 받을 것만 더 늘어나니.
내가 열심히 하는 것밖에는 수가 없다.

뭔가를 더 가지게 되면 될수록 남들에게 빚진게 많을 뿐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 시점이 남들에 비해서 한참 늦다.
마음 껍데기를 오려내서 내 속마음을 보여주고 싶은데, 진심이 통하는 것이 어렵다.
내 사랑 무엇으로 전할수 있을까요 대체.

그거 알아요? 사랑합니다. 사랑한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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