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 총선

2008/04/10 11:15 from 잡담
어제 늦게 일어났다. 그전날 행사가 끝나고 뒤풀이가 늦게까지 이어졌고,
새벽 2시에 택시를 타려고 하니 빈 택시가 한대도 없었다. 그래서 30여분
길에서 덜덜 떨면서 택시를 기다렸다. 4월 초의 새벽은 추웠다.

콜택시 전화를 해도 택시가 한대도 없었다.
그래서 편의점에 들어가서 뜨거운 데자와를 마시고 몸을 추스리다가
다시 힘을 내서 20여분을 기다려 겨우 택시를 탔다. 기사님은 나이가
지긋한 노인분이었다. '아이고 고생했네' 한마디에 마음이 조금 풀렸다.

내일이 휴일이라고 다들 흥청망청이라고 한다. 광화문은 그래도 낫다고,
종로 나이트 입구는 사람들이 줄을 섰다고 한다. 사람들이 길가에 수십명이
나와서 택시를 잡아도 택시가 없댄다. 조금전에 내려준 사람들은 대리운전
기사들인데, 일단 시내로 들어가자고 해서 네 명이 택시를 한꺼번에 타고
휴대폰에 문자로 위치가 오면 한명씩 내려서 대리운전 하러 가는 사람들
이라고 한다. 한번에 문자가 수십개가 뜨니깐 정신을 못차리고 아무데나
내려도 대리운전 할 차가 그렇게 많댄다.

경제가 힘들다 힘들다 그래도 아직은 좋은가 보다.

집에 들어가서 뜨거운 물로 씻고 보일러를 틀고 다행히 다음날 감기가
걸리지 않은 채로 일어났다. 느즈막히 밥을 먹고 모 군과 집을 나섰다.
나는 고등학교 체육관에서 투표를 하고, 모군은 동사무소였다.

투표를 하려고 줄을 서 있는데, 젊은 사람은 우리밖에 없었다.
매일 아침 버스정류장에서, 홍대에서 신촌에서 만나는 젊은이들은
다 어디로 갔나 싶었다. 아줌마들이 많았다. 부모들이 투표하는 동안
운동장에서 아이들이 뛰놀았다. 날씨는 약간 흐리고, 선거사무원들은
친절했다.

투표는 10분도 걸리지 않았다. 걸어간 시간을 포함하면 동네 산책 한번
가볍게 한 셈이다. 투표를 하고 놀았다. 투표확인증으로 주차장 할인을
받을수 있었다. 겨우 이런 거라니 씁쓸했지만 그래도 이 정도가 선관위의
아이디어의 끝이고, 한계인가 보다. 차라리 로또를 주든가, 예비군 면제를
주든가 하지.

저녁에는 비가 왔다. 총선 결과를 보는 내 마음에도 비가 내렸다.

'잡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욕하기도 지쳤음  (1) 2008/04/18
4.9 총선  (0) 2008/04/10
친박연대  (0) 2008/04/08
강화도  (0) 2008/04/07
Posted by piggymother 트랙백 0 :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