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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3/27 개고기 먹으면 천하에 죽일 놈이다

제목은 훼이크에 낚시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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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개고기를 좋아한다. 소고기도 돼지고기도 아닌 것이 껍질의 쫄깃함도 좋고, 살코기의 부드러움도 좋다. 물론 가격이 비싸서 자주 먹지는 않지만 소중한 친구를 만나면, 그것도 여름철에 만나면, 시내 유명 보신탕집 근처라면 일단 개고기를 먹자고 권한다. 그러나 여성들은 대다수 개고기를 선호하지 않는다. 정서상 께름칙하기 때문이다. 난 나중에 기회가 되면 먹어보라고 말은 하지만, 굳이 먹고 싶지 않다는 사람을 데리고 보신탕집에 가서 삼계탕이라도 먹으라고 강권하지 않는다. 그게 기본적인 예의다. 먹고 싶지 않으면 뭐라 하지 않는 것.

당연한 것은, 그들도 물론 내가 개고기를 먹는 사람이라고 해서 뭐라고 하지 않는다. 내 친구들 중에서는 채식주의자도 있는데, 그들은 채식의 장점을 말하기 부끄러워 하지 않지만, 그들이 채식을 한다고 해서 남들도 채식을 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정치적인 이유로 채식을 하는 친구와 만나면 그를 존중해서 고기가 없는 음식을 선택한다. 난 입맛이 까다로운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그와 내가 만나서 즐겁게 먹을수 있는 음식의 교집합이 많이 존재하고 그래서 그와 먹을 것을 길게 고민하지 않는다. 그들도 자신을 배려한 선택을 당연하게 여기고, 채식을 권하지만, 내가 고기를 먹는다고 해서 나를 욕하지 않는다. 그것은 기본적인 예의의 문제다. 자신의 선택이 존중받기 위해서 남을 먼저 배려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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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에서 개고기를 축산물로 취급하고 위생적인 도축과 유통을 관리하겠다는 법안을 내어서 여기저기서 개고기 문제로 시끄럽다. '아직까지 개고기를 먹는가?'에 대해 비난하는 외국인들의 여론이 있기 때문에, 그리고 반려동물인 개를 축산물로 취급할 수는 없다는 여론에 밀려서 그간 불법적이고 음성적인 개고기 유통을 정부는 묵인해 왔다. 지금에라도 그것을 인정하고 법의 테두리로 끌여들여서 세금도 걷고, 먹거리 안전에 신경 쓰겠다는 것은 나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개고기 논쟁은 끝도 없는 것이, 개고기를 먹는 것을 끔찍하다고 생각하는 작자들의 목소리가 너무 거세다. 그닥 합리적이지는 않지만 여론을 의식하지 않고 법안 상정을 밀어붙이는 것은 정치권이 할수 없는 일이다. 이명박 정부도 여론에 밀려서 대운하니 영어 몰입 교육이니 얘기 대놓고 못하고 있지 않은가.

개고기를 먹는 것이 혹자에게는 혐오스럽고 싫을 지는 몰라도 개고기를 먹는 사람들은 존재한다. 그런데 개고기는 축산물이 아니라서 사육과 도축, 유통이 모두 불법이었다. 그러니 개고기를 먹는 것이 좋으냐 아니냐를 논쟁하려면 실제로 존재하는 개고기 취식을 실체로 받아들여서 그것을 가지고 이야기를 해야 한다. 그런데 그것 가지고도 지랄들이다. 나같이 먹는 사람들은 그래서 짜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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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기를 하려니깐 어이 없게 개고기 먹는 것을 성매매에 비유하는 사람도 있다. 성매매도 실제로 하는 사람이 존재하기 때문에 인정하고 합법의 테두리로 끌어들이자는 의견이다. 그러나 성매매는 인간의 몸에 대한 권한이 단시간 동안 매매되고, 그 과정에서 인신 매매와 감금, 착취가 존재하기 때문에 없어져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있다. 물론 자의로 명품을 사고 된장질을 하려고 성매매에 뛰어든 요즘 세태는 어떡하느냐에 대한 반론도 있겠지만, 성매매의 본질이 인간의 몸에 대한 권한의 매매, 즉 인신에 대한 구매라는 점에서 헌법이 보장한 신체의 자유를 구속하는 문제라는 면에서 다른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개고기를 먹고 말고에 대해서는 충분히 토론이 가능한 주제이다. 그러나 그 문제는 쇠고기와 돼지고기를 먹는 것이 옳으냐 아니냐와 동일한 범주에서 다루어져야 할 문제이다. 아울러 고기를 먹기 위해서 소비되는 농산물과 유전자조작, 화학비료와 농약, 고통스러운 사육과 도축 과정에 대한 이야기까지 아울러 이야기해야 할 문제이다.

길을 지나다 보니 여우 모피로 된 짧은 코트를 입고 조그만 강아지를 안고 가는 여성이 보신탕 집 간판을 보고 얼굴을 찌푸린다. 그 여자는 자기가 입은 여우가 덫에 걸려서 산채로 눈과 항문에 전기충격기를 삽입해서 기절시킨 후 산채로 껍질을 벗긴 모피라는 것을 알고나 있는지 모르겠다. 알고도 입었다면 자가당착이고, 모르고 입었다면 불쌍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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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먹는 소와 돼지, 개는 모두 평생 갇혀서 유전자조작농산물로 만든 사료를 먹고 공장에서 도축된 고기다. 그것을 난 알고 먹는다. 개고기도 마찬가지다. 소와 돼지가 불쌍한 것처럼 개도 불쌍하지만 먹을 것은 먹어야 한다. 그게 끝내 맘에 걸린다면 채식주의를 하든가, 요즘은 콩으로 만든 단백질이 풍부하고 고기와 질감도 비슷한 고기가 있다. 가격도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일부 라면에 들어가는 조그만 고기토막이 저렴한 콩고기로 만든 것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적다. 알아도 누구도 불평하지 않고 먹는다.

외국이라면 개고기를 먹는 것이 정서상 불가한 일이겠지만, 개고기는 전통적으로 우리가 먹어 오던 음식이다. 사실 농사일에 쓰이던 소를 지금처럼 자주 먹을수 있게 된 것도 근대적인 축산업이 발달한 이후의 일이다. 그전에 먹을 만한 포유류 고기라고는 동네 돌아다니던 똥개 말고 뭐가 있었겠나.

그리고 그 전부터 즐겨 먹던 것을 선진국이 되었다고 해서 안먹을 이유는 없다. 단지 개고기는 그간 축산물로 취급이 되지 않아서 과정상 문제가 많았다. 개고기가 축산물로 관리되면 더 위생적인 개고기를 먹을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니 개고기를 먹고 싶은 사람은 먹고, 먹기 싫은 사람은 먹지 말자. 단, 자기가 먹지 않는다고 남을 욕하지는 마라. 성남 모란 시장에서 개고기 반대 집회를 열어서 지랄을 한 년놈들에게 하는 소리다.

Posted by piggymother 트랙백 0 :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