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IT 시대에 발맞추어 첨단기기를 잘 다루어야 한다며, 새로 USB 디스크를 사왔다. 이번에 큰 맘 먹고 산 것이니, 나보고 이제 디스켓 쓰지 말고 USB 쓰랜다. 용량이 얼마냐 그랬더니 2MB 랜다.

"아버지, 이런 거 아무 짝에도 쓸데가 없습니데이, 어데서 이딴 쓰레기를 사왔십니꺼?"
"친구들이 전부 다 싸그리 이거 좋다고 쓰래더라. 이게 많이 팔려야 갱제가 살아난다꼬."

난 과거에 이것이 많은 기능을 했다고 믿는 어른들의 성화에 마지못해 2MB 를 쓸수밖에 없었다. 옛날에 2MB 는 정말 단단하고 튼튼해서 쓸모가 많았다고 한다.

그러나 용량이 작아서 자료를 담거나 필요한 정보를 전해주는 역할보다는 주로 손에 들고 땅을 파거나 밀어부치는 용도로 썼다고 한다.

옆집에서도 "왜 2MB 를 삽으로 쓰느냐, 삽질을 하려면 삽이 최고다, 2MB 는 쓰레기다." 라는 논쟁이 있었다고 한다. 그집은 아들이 더 열심이었다.  아들 이름이 뭐래더라. 영민인가 그랬는데, 비정규직으로 10년을 전전하면서 파리목숨이 다된 새끼가 눈에 눈물이 가득 고인채로 어디서 2MB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와서 미친듯이 팔러 다녔다. 자기는 이것으로 열심히 땅을 파서 갱제를 살린다고 했다. "살리주이소, 살리주이소." 난 영민이가 영업을 족같이 한다고 생각하고, 내심 그를 비웃었지만, 그의 질낮은 눈물 영업에 선량한 아주머니들은 많이 넘어갔다. 뭐 특별히 사양이나 가격을 따지기보다는 그냥 이걸 사면 갱제가 잘 된다고 막연하게 믿는 듯했다.

난 2MB 를 쓸바에는 차라리 다른 물건이 낫다고 생각을 했지만, 아파트 관리소장과 부녀회장, 통장, 반장, 상가 교회 목사님까지 2MB 를 쓰라고 성화가 장난이 아니었다. 관리소장은 아파트 중앙을 가로지르는 도랑 공사를 2MB 가 있어야 팔수 있다고 했으며, 상가 교회 목사님은 일찌기 자기는 2MB 가 좋은 줄 10년 전부터 알고 있었다고 했다. 난 10년 전에 쓸만한 것은 지금 퇴물이라고 생각했지만, 목사님은 완강했다.

결국 2MB 를 공구했다. 난 처음부터 맘에 안들고 족같았지만, 그래도 다같이 공구한거, 당분간은 써야하지 않겠는가, 그래도 새 물건인데, 2년 정도는 잘 쓸수 있겠지 라고 생각했다.

과연 2MB 는 훌륭한 물건이었다. 첫날부터 2MB 를 들고 전봇대를 파낼수가 있었다.

근데 이게 자료는 담지를 못한다. 그리고 일본 오사카에서 만든 물건이라서 그런지 한국 말을 알아듣지 못한다. 영어 자료는 입력이 가능한데, 그것도 왠만한 표준 발음으로는 입력이 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오렌지는 '어린쥐'로, 프렌들리는 '후뤤들뤼'라고 적어넣어야 한다.

애시당초 한글과 영어가 다른데 미국 사투리 영어를 미국 사투리 본토 발음에 가깝게 우리말로 굳이 적어야 한다. 아, 한글로 적힌 자료도 본적이 있다. '우리나라를 지키겠<읍>니다' 라고 적어야 한다. 이거 뭐 표준어도 입력이 안되고, 영어를 적는데도 기준도 불명확해서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다. '후렌둘뤼' 가 옳은지, '후리엔들리'가 옳은지 아무에게도 물어볼 수가 없었다. 아는 사람도 없었다.

"아니 씨발, 글로벌 스땐다드 잉그리시 발음에 표준어가 어딨고, 굳이 그걸 한글로 적어야 합니까? 그냥 영어로 적든가 썅 이런 족같은 경우가 어딨어요?"

난 제조사에 따졌지만 개같이 두들겨맞고 연행당했다. 법질서를 엄수하란다. 난 씨발 뭐가 법질서 엄수인지 알수 없었다. 너네도 불법으로 OEM 제작한 개싸구려 USB 를 파는 주제에 나보고 법질서 엄수하라니 기가 찼지만 백골단이 달려와서 전기충격기로 찌지고, 후드려까는데 그 마당에 불만을 토로할 정신이 없었다.

아버지는 옛날부터 데모하는 새끼들은 총으로 다 쏴죽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던 분이었다. 아들이 제품에 대한 불만을 격하게 토로하다가 후드려맞고 폭도 취급당했다는 사실을 아버지가 알게 할수는 없었다. 게다가 기존에 쓰던 절라디언 제품에 대한 분노가 장난이 아닌 분이다. 쓰는데 불편은 없었는데, 옆집에서 하도 욕을 하니까 아버지도 그것을 퇴물이라고 생각했다. 이번 2MB 는 최신제품이고, 짱이랜다.

옛날부터 2MB 팔던 놈들은 죄다 사기 친놈들이고, 거짓말쟁이 쓰레기라고 동네방네에 소문이 다 났는데, 그래도 2MB 는 좋은 물건이랜다. 도저히 합리적으로 설명이 안되어서 난 그냥 생각을 말기로 했다. 그게 편하니깐.

대학교 다니는 동생도 2MB를 쓴다. 가격이 좀 비싸다. 12개월 할부로 천만원이랜다. 근데 다들 군말 없이 쓰니깐 자기도 그냥 쓴댄다. 2MB 밖에 안되는데 천만원은 좀 비싸다고 생각했지만, 세상이 다들 그렇댄다. 아버지는 돈 번다고 허리가 부러질 판이고, 어머니도 건물 청소부로 나가서 월 70만원을 벌어왔다.

그래도 다들 갱제가 살아난다고 신이 났다. 2MB 를 많이 팔던 아줌마는 돈을 정말 많이 벌었다. 돈 번 것으로 성형수술을 했다. 강부자 스타일이 요즘 유행이라고 강부자가 되었다. 그집 딸은 그래도 젊은 사람이라고 고소영으로 성형을 해주었다. 요즘 강부자나 고소영이 아니면 당당히 돌아다니기 힘들댄다.

난 2MB 가 족같다고 생각했지만, 어른들을 설득하기에는 내 말빨이 부족했다. 내말을 들어주지도 않았지만, 굳이 열심히 하지도 않은 탓이다. 그래서 골방에서 내말에 동조하는 친구분들이랑 열심히 2MB 를 깠다. 다들 신이 나서 2MB 를 까면서 재미가 좋았다. 다들 우리말에 동조하는 줄 알았다.

근데, 세상으로 나가보니깐 다들 2MB 세상이다. 우리가 입이 닳도록 욕을 한 것은 우리끼리 족잡고 딸딸이 친 것에 불과했던 것이다. 요새 품질 재평가 기간이다. 다들 모니터 붙잡고 2MB 욕을 하지 말고, 저기 햇살 밝은 밖으로 나가서 열심히 자신이 좋아하는 제품을 열심히 팔았으면 좋겠다. 욕만 해서는, 비판만 해서는 희망이 없다는 것을 요즘 어슴프레 깨닫는다.

내가 좋아하는 제품은 진보신당이라는 회사의 제품이다. 그 회사는 생긴지 얼마 안되었지만, 정말 열심히 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열정적으로 일을 하는 벤처 회사다.

그간 많은 아픔이 있었던 것에 대해서 숨기지는 않겠다. 그러나 진보신당의 제품을 구매하는 것은 지금의 현실에서 가장 최선이다. 기존과 다른 정직한 제품, 이문을 많이 남기기 위해서 남들을 속이기 보다는 좋은 제품을 위해서 스스로의 이문을 줄이는 사회적 기업의 제품이다.

품질은 물론이고, 애프터 서비스까지 책임지는 회사의 제품이니, 다들 많이 팔아주고, 진보신당에 힘을 실어주기 바란다. 자기 동네에서 진보신당의 제품을 팔지 않아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제품 구매란 옆에 별도로 선호회사를 표기할수 있게 되어있기 때문이다. 당당히 진보신당을 선택하자. 용량도 작은 구시대의 퇴물 2MB와 그 관련제품은 지금 당장 내다버리고.

집에서 인터넷 구매해도 되지만, 광장으로 나가서 적극적으로 팔자. 난 주변 사람들에게도 적극 권장한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진보신당을 구매하면 얼마나 더 좋아질지 상상해보자. 그것은 즐거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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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1차 소세지와 맥주, 2차 커피집에서 긴 얘기를 했다.

1. 우리나라 땅은 미국만큼 비싸고, 러시아, 캐나다보다 비싸다

시사평론가 겸 경제예측가 김 모군의 말에 의하면 우리나라 국토의 가격은 엄청나게 올라서
예를 들어 우리나라 땅을 모두 판 돈을 가지고 있다면 그것으로 미국 땅을 모두 살수 있고
캐나다 땅을 5-6번 살수 있다는 것이었다. 정확한 통계 자료가 필요한 논증이겠지만 어쨌든
좁은 땅덩어리가 생산성에 비해서 엄청나게 비싼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또 한가지, GDP 라는 것은 그해 생산된 건물의 가격도 반영이 되는데, 건물의 가격이라는 것은
예를 들어 25층 건물이라면 25층 각각의 토지 가격이 모두 건물 가격에 반영이 된다. 그러므로
우리의 GDP 2만 달러니 4만 달러니 하는 것은 모두 대운하 건설로 인한 경기 부양으로 가능한 수치라는
것이다. 그렇게 경기부양이 된다면 지금보다 빈부격차는 훨씬 커지고, 물가 상승과 환율 격차로 인한
일본의 버블경제 붕괴나 97년의 IMF 보다 더 심한 경제 공황이 올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숫자상으로
국민소득 4만불 국민쪽박시대는 충분히 가능한 것이고, 이명박이 노리는 것이 그러한 단기 수치적 성공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도 하기 힘들댄다.

그래서 '결론은 무엇인가? 이명박 정부에 대해서 우리가 할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에 대해서 한참
토론이 길어졌다. 결론은 났다. 데스 노트가 한권 필요하다는 것.

2. 아가리 경제 이명박 정부

경제라는 것은 심리적인 현상이라서 누가 어떤 행동을 하는가에 대한 대중의 반응이 경제를 결정한다.
그네들이 그렇게나 좋아하는 자유시장경제라는 것은 경쟁의 불공정성에 대한 규제를 제외한 모든 것을
시장의 자연스러운 법칙에 맡기면 인간의 이기심이 모두를 행복으로 몰고간다는 논리인데,
단기적 성과에 급급한 이명박 정부는 시장 원리에 시장을 맡기지 않는다. 하루가 멀다 하고 씨부린다.

'물가를 잡아야 한다.' '서민경제가 힘들다. 고충을 알기나 하는가?' '50개 품목을 정해서 집중 관리하라'
'원자재 값 상승으로 원가 하락이 불가피하다.' 경제를 입으로 한다. 경제전문가적 입장에서 보았을때
자연스러운 경제 현상에 verbal communication 은 경제 통제로서 작용한다. 미국 연방준비이사회의
그린스펀 의장은 실제로 금리를 높이거나 낮추면서 말을 한다. 근데 우리나라 경제는
한국은행, 재정경제부, 대통령이 각자 다른 말을 한다. 그래서 정부 당국자와 행정부는 누구의 장단에
맞추어서 춤을 추어야 할지, 기업은 전전긍긍한다.

그래서 입으로 하는 경제는 사회주의 계획 경제보다 더 비효율적이다. 그래도 이명박 정부는 끊임없이
씨부린다. 여론이 불안정해서 지지도가 낮아지면 한나라당이 기대고 서 있는 모래성이 무너지기 때문이다.
그것이 아니면 존재의 근거가 없는 이들이기에, 철학과 믿음이 없는 이들이기에 경제를 요란하게
부산떨면서 경제를 실제로 살리는 양 호들갑을 떤다. 국제 유가 상승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경제가 힘들면 장기적인 시각에서 자립적 경제 요소를 확충하기 위한 투자를 늘려야 할텐데,
그저 삽질 말고는 상상력이 없다. 그래서 대운하를 정치적 요소로 악용하지 마라고 한다.

대운하는 정치적 요소이다. 그래서 이번 총선에서는 대운하를 가지고 철저하게 정치적으로 논쟁을 해서
더 나은 해결을 다같이 궁리해야 한다. 근데 대운하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고 씨부린다.

3. 입 다물고 정치나 해라

얼마나 얄미웠으면 혹자의 미싱기로 입을 꼬매겠다는 발언이 나왔을까 이해가 간다. 대상은 다르지만 나도 족같이 얄밉다. 그만 씨부리고 정치인들은 정치나 하라고 말하고 싶다.

정치는 입법부의 활동이다. 입법부는 법을 세우는 곳이다. 그러면 법안이나 만들고 법이 잘 지켜지는지, 법이 제대로 안 굴러가면 법이 문제인지, 현실이 문제인지를 보고, 법을 바꾸든지 현실을 통제할 새로운 법을 만들면 되는 일이다.

그 과정에서 토론이나 합리적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는 것이 당연한다, 근데 이 씨발놈의 정치는 정치를 정치로 안보고 무언가 더러운 꼼수를 뜻하는 언어로 사용한다. 그런 말을 누구보다도 정치를 소중하게 여겨야 할 정치인들이 사용한다. 그래서 '정치적으로 사용하지 말라' 는 말은 신성한 정치를 더럽히는 가장 추잡한 말이 되었다. 정치를 추잡하게 만든 자들이 그딴 말을 쓰니 기분이 더 나쁘다.

4. 정치적으로 이용하자

정치는 한정된 요소에 대한 분배권을 결정하는 과정이다. 어제 파티하고 하나 남은 케이크 쪼가리를 식구 중에 누가 먹는가에 대한 이야기는 정치이고, 곗돈을 부모님 상을 당한 누구에게 주어야 되나 말아야 되나 하는 토론은 정치적인 일이다. 국가적 차원에서 정해진 요소를 누구에게 분배하는가에 대한 토론은 매우 중요한 것이다.

이것은 명백히 정치적으로 이용되어야만 할일이다. '정치적 이용'이라는 단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천박한 머슴 놈의 멱살을 잡고 흔들어도 모자랄 판에 재래시장 상인들은 아직도 '나랏님' 이라는 말을 쓴다. 환장하고 미치겠다. 활짝 웃으면서 "경제를 살려주세요" 라고 한다. 경제를 살려라 머슴 새끼야 내가 너의 모가지가 달린 한표를 틀어쥐고 있다고 준엄하게 꾸짖어도 모자랄 판에.

경제를 하려면 기자 회견실에서 입으로 하지 말고 법으로, 정치로 해라, 더 이상 씨부리지말았으면 좋겠다. 정 씨부리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나처럼 블로그를 하든지. 모 의원은 블로그를 하면서 솔직한 이야기를 많이 하더만. 이 한나라당 의원 놈들은 댓글 부대는 운영하면서 막상 자기 글은 없다. 대필 작가로 자서전 출간할 시간과 관심이 있으면 블로그나 하지. 근데 안할거다.





ps. 혹시 데스 노트 갖고 계신 분 저에게 비밀댓글로 남겨 주시면 당일로 제가 명단 드립니다. 신분은 밝히지 않습니다. 제발 데스 노트의 힘을 한나라당을 위해서 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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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선에서 권영길 후보를 지지했다. 투표소에서 줄을 서서 친구와 함께 이명박을 까고 웃으면서도 그래도 이명박 당선을 저지할 수 있는 후보를 찍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버리진 못했고, 투표소 안에 들어가서 잠시 1번을 찍어야 그래도 사표가 안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잠깐 했지만, 그래도 미우나 고우나 진보를 표방하는 대중정당이기 때문에 당연히 민주노동당을 지지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난 경제적 하층민의 입장에서 명확하게 나의 이익을 대변할수 있는 정당을 인지하고 그에게 투표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투표소를 나오면서 느껴지는 이 찜찜함은 무엇일까? 일개 국민이 정치꾼의 속내를 다 짐작하고 그들의 정치공학 논리에 따라 이런저런 생각에 휩싸이는 것은 좋지 않은 것이다. 누구나 자신의 세계관, 혹은 자신의 살림살이에 도움이 되는 정당과 후보에 대해서 심사숙고하고 그에 대해서 투표하면 되는 것이다.

절반의 유권자가 그들의 주머니 사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 후보를 선택했다는 사실에 대해서 난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어차피 그들이 날 이해하지 못하는 것처럼 난 가난한 이들이 이명박을 지지하는 이유를 잘 모른다. 박노자 교수는 한국의 비정상적으로 높은 자영업자 비율에 대해서 나름 설득력 있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고, 허지웅 님의 블로그에서는 한국의 가난한 사람들이 부자를 위해서 투표하는 이유가 부자가 되고 싶은 가치관의 형성 과정에 있다고 명문을 써주시기도 했다.

그래, 이 모든 것들이 다 맞는 말이라고 하자. 국민 대부분의 가치관이 보수적인 사회와 교육의 탓으로 우경화가 되어 있든, 아니면 남북 분단에서 생겨난 한국의 특수적 상황이든, 절반 이상의 사람들의 프레임이 이명박과 초점을 맞춘 것만은 분명하다.

물론 대통합민주신당의 대선 기획 실패와 노무현 정부의 실책으로 인해서(그들이 실책이라고 평가하는 정책들이 뭔지 나는 역시 알지 못한다. 노무현 정권은 훌륭한 자유주의 보수정권이었다.) 이명박이 반사 이익을 얻었다는 지배적인 의견도 존재한다. 그것도 맞는 말이다. 그러나 정동영에 대한 실망이 왜 이명박의 지지로 이어지는지에 대한 중간 고리도 부실하다.

그러나 사실 그러한 것들에 대한 논의를 구구절절히 늘어놓기보다는 왜 사표 심리를 감안하고서라도 민주노동당의 미래를 위해서 투표하는 국민, 진보정치에 대한 열망을 가진 국민들이 왜 존재하지 않는가에 대한 대답이 상대적으로 쉽다.

민주노동당의 득표율은 그들의 대선 전략이 실패했음을 보여주는 명확한 성적표였다. 대다수의 국민들은 민주노동당을 알고 있지만 민주노동당을 지지하지 않았다. 그것은 민주노동당이 대선 기간에 희망 보다는 실망을 불러일으켰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혹자는 '대선 전략만이' 잘못되었다고 하기도 한다. 그러나 대선에 전혀 이슈를 만들지 못한 뜬금없는 '코리아연방공화국'이라는 공약은 북측이 주장하는 고려연방공화국의 구호를 답습하는 것만은 아니었다. 그것은 현재의 민주노동당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자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그들의 두뇌에서는 정상회담과 개성공단 개발 이후로 이어지는 코리아연방공화국의 공약이 기막히게 유기적인 조직을 갖춘 창의적인 발상이었고, 대다수의 국민들이 감동으로 호응해 줄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대학교를 다닐 때에도 그들의 사고 방식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외부와의 극복하기 힘든 본질적 이질감을 바탕으로 강한 유대로 단결한 그들은 항상 백만청년학도 단결하여 615정신 계승하자 는 식의 구호를 외치기 좋아했다. 종북주의와 민족지상주의로 단결한 그들과는 합리적 대화가 힘들었다. 하나의 동일한 세계관의 프레임이라는 면에서 보수적 기독교인들과도 많이 닮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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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민주노동당에서는 심상정과 노회찬이 대선 후보로 나올수 없다. 남한 사회 내부의 경제적 불균형을 해소할수 있는 정책이 대선 공약의 일면에 나오는 대선 전략이 나올수 없다. 대선의 실패를 곱씹고 앉아있을 시간이 없다. 국민들은, 아니 민중이든 인민이든 너희들이 뭐라고 부르고 싶어하는 간에 그 사람들은 대선의 구도를 그대로 들고 나오는 민주노동당에 표를 던져줄 생각이 없을 것이다. 민주노동당의 국회의원들은 180만원을 받습니다 라고 말한 것이 저번 총선에서 단순한 인기 전략이 아닌 국민들과 함께 하는 민주노동당의 진정성을 보여줄수 있는 단적인 예였다고 한다면, 이번에는 무엇으로 국민들에게 감동을 줄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

1. 자주파와의 결별이 필요하다

민주노동당을 가장 민주적이지 못하고 노동 계급에 대한 논의에서 멀게 만드는 것이 당의 과반수를 점한 자주파이다. 이들은 권영길을 지지하는 대신에 그에게 '코리아연방공화국'이라는 구호를 강요했다. 그들은 국가사회주의의 병폐를 지적하는 당 강령을 불편해하고, 정치적 봉건주의와 경제적 폐쇄주의에 매몰된 북한에 대한 비판을 스스로 자기 검열했다.

게다가 '다수를 점하기 때문에 우리가 옳다'는 논의를 지속적으로 이어오며 당내외의 활발한 논쟁을 단속하기에 급급했다. '한국진보연대를 우리가 만들었는데 너희는 왜 그 틀 안에 들어오지 않는가?' 라며 외부단체 활동가들을 나무랄때부터 그러한 사람들인줄은 알고 있었지만, 그들의 방식은 대선때도 줄곧 이어졌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하지만, 일부의 중이 싫으면 그들과 말싸움을 해야 한다. 그들이 반성하고, 절을 꾸려오던 방식을 성찰하고 다시 재구성하지 않으면, 매주 법회가 파리 날리는 경향은 가속화될 것이다.

2. 민주노총과의 관계, 이제 고맙게 인사하고 떠날때도 되었다

민주노총에서 민주노동당의 기반이 출발한 것은 맞는 말이다. 그것이 민주노동당의 운동 지향성과 진보성을 보장하는 하나의 기반이 된 것도 맞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민주노총의 일부가 이명박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나서고, 대다수의 조합원들이 민주노동당을 지지하지 않는 현실의 면죄부가 될수는 없다. 정규직 노조는 '민주'노총이기 이전에 민주'노총'이 되었다. 그들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야근 일당이라도 보태주기 위해서 자신들의 생산 라인을 양보하는 것조차 용납하지 않는다. 전체 노동자를 바라보기 이전에 자신들의 안정적인 이익을 갈구하게 되었다.

'조합원들을 설득하기 힘들어서 비정규직 노동자를 고려하는 대타협을 하지 못한다' 는 노조 지도부의 푸념은 조합원들을 설득하기 힘들어도 노조를 하는 이유가 되지 못한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처우를 개선하고, 그들을 같은 정규직의 동지로, 힘찬 투쟁의 동력으로 함께 하기 위해서 강한 총파업을 몰아치지 않고 올해 파업하지 않는 것을 자랑삼는 노조 조합원들이 민주 노동당에 투표할 것이라는 착각은 버리자. 그들은 대다수 국민과 마찬가지로 보수 프레임에서 사고하고 행동하는 사람일 뿐이다. 민주노총에 대한 애정 어린 비판을 해야 한다.




그러나 결국 현실은 전진이 비례 대표 제의를 받고 자주파와의 불편한 동거를 계속하는 것으로 끝날 것이다. 이번 총선이 아닌 향후 100년을 생각한다면 한줌도 안되는 운동권 사이의 이합집산을 벗어나 진정으로 국민들과 함께 하는 정직한 공약을 제안할수 있는 틀을 보다 유연하게 사고할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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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piggymother 트랙백 3 : 댓글 133